수소차 타면 진짜 기름값 아끼나? 한 달 운전비 리얼 비교 분석
수소차는 연료비가 싸다? 진짜인지 직접 계산해봤다
수소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이유 중 하나는 단연 ‘연료비 절감’이다. “전기차처럼 충전은 빠르면서, 휘발유보다 연료비가 싸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수소차는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미래차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실제로 수소차를 타본 사람들은 말한다.
“생각보다 수소 충전비가 싸지는 않다”, “기름보다는 조금 싸고, 전기차보단 확실히 비싸다.”
그렇다면 진짜 수소차는 기름값을 절약해주는 똑똑한 차일까, 아니면 기대 이하의 고비용 차량일까?
이 글에서는 실제 수소차 운전자들이 한 달 동안 운행한 거리, 충전 횟수, 비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료비를 정밀 분석해본다.
그리고 휘발유차, 전기차와의 비교를 통해 수소차의 경제성을 ‘리얼’하게 검증해본다. 단순한 기술 홍보가 아닌, 진짜 운전자의 시각으로 설명하는 이 분석은 수소차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에게 매우 현실적인 기준을 제공할 것이다.
수소차 실제 한 달 연료비 분석: 넥쏘 기준, 서울에서 1,500km 주행
먼저 수소차 대표 모델인 현대 넥쏘(NEXO)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넥쏘의 연료탱크 용량은 약 6.3kg,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약 570~600km이며, 충전 1회당 평균 5.5kg을 충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번에 500~550km 주행 가능하다.
2025년 6월 현재 기준, 수소 충전 단가는 kg당 평균 8,800원이다. 따라서 1회 충전(5.5kg 기준)에 약 48,400원이 소요된다.
서울에서 수소차로 한 달 동안 출퇴근과 외부 일정 포함 약 1,500km를 주행했다고 가정할 경우,
필요한 충전 횟수는 약 3회, 총 연료비는 약 145,000원 정도다.
이는 리터당 12km 연비의 휘발유차를 동일 조건으로 주행했을 때(1,500km ÷ 12km = 125리터, 리터당 1,800원 기준) 총 225,000원 이상 연료비가 드는 것과 비교하면 약 8만 원 절감되는 셈이다.
전기차는 어떨까? 전기차는 kWh당 약 200~300원의 요금으로 주행이 가능하고,
같은 주행 거리에서 약 60,000~70,000원의 전기 요금이 나온다. 즉, 수소차는 휘발유차보다는 싸고, 전기차보다는 비싼 구조다.
하지만 충전 속도는 수소차가 단연 빠르다. 전기차는 완속 충전 시 6~8시간이 필요하고, 급속 충전도 40분 이상 소요되지만, 수소차는 단 35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연료비 외 숨은 비용 요소: 충전소 접근성, 대기시간, 충전소 거리
연료비만 계산하면 수소차는 꽤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소차를 타는 데에는 추가적인 ‘시간 비용’과 ‘접근성 리스크’가 존재한다.
2025년 현재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약 250여 개지만, 운영시간이 제한적이고 지역별 편차가 크다.
예를 들어 서울시 내에서도 마곡, 상암 등 일부 충전소에는 출퇴근 시간대 대기 차량이 줄을 서며, 한 번 충전에 최대 30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충전소가 집이나 회사 근처에 없는 경우, 충전하러 일부러 5~10km를 운전해 가야 하는데, 이 또한 시간과 연료를 소비하는 구조다.
게다가 수소차는 아직까지 자가 충전이 불가능하다.
전기차처럼 아파트나 집에서 충전할 수 없기 때문에, 충전소까지 이동해서만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은 생각보다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숨은 비용’은 실제 연료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운전자의 체감 비용에는 영향을 준다.
특히 충전소 운영시간이 평일 9시~6시, 혹은 주말 미운영일 경우, 직장인이나 장거리 운전자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소차의 경제성은 단순히 연료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접근성 비용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수소차의 경제성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수소차의 연료비 절감 효과는 확실히 존재하지만, 모든 소비자에게 무조건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수소차의 경제성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유형이다:
- 출퇴근 거리가 멀고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
→ 연료비 차이가 누적되어 절감 효과가 큼 - 도심 또는 인근에 수소충전소가 2개 이상 있는 지역 거주자
→ 대기시간과 접근성 문제 최소화 - 차량을 자주 이용하지만 급속한 충전이 필요한 사용자
→ 전기차 충전 시간보다 빠른 수소 충전이 시간 절약에 유리
반면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는 수소차의 이점을 체감하기 어렵다:
- 지방 거주로 충전소 접근이 어렵고 주행 거리가 짧은 사용자
- 주말 또는 야간 주행이 많은 사람 (충전소 운영 시간과 맞지 않음)
- 충전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용자 (대기시간 회피가 어려움)
요약하자면, 수소차는 장거리 고주행 사용자에게 연료비 절감 효과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충전 인프라에 따라 불편함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거주 지역과 주행 패턴에 따라 경제성은 다르게 작용한다.
수소차의 경제성,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수소 가격과 충전 인프라 확대 속도다.
2025년 현재 수소 가격은 kg당 8,800원 수준이지만, 정부는 2030년까지 1kg당 3,000원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다.
또한 수소충전소도 2028년까지 700기 이상 설치 예정이며, 도심형 소형 충전소, 이동형 충전소, 야간 자동화 충전소 등 다양한 형태가 도입될 계획이다.
이런 변화가 현실화된다면, 수소차의 연료비 절감 + 시간 절약 + 접근성 향상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경제성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다.
또한 정부는 2026년부터 수소차 대상 운전자 보조금, 세제 혜택 확대, 통행료 감면 등 정책적 혜택도 확대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간접 요소도 강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측면까지 고려하면, 수소차는 현재는 ‘살짝 불편한 미래차’지만,
앞으로는 경제성 + 편의성 + 친환경성까지 모두 갖춘 ‘주류 에너지차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수소차를 구매할지 고민 중이라면, 지금이야말로 정부 보조금과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초기 시장의 ‘경제적 진입 기회’일 수 있다.
단, 현재 시점에서는 거주 지역의 충전 인프라 상태와 자신의 주행 스타일을 잘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