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용 고순도 수소 가스 공정 – 순도가 성능을 좌우합니다
1. 반도체 공정에서 수소 가스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수소는 반도체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가스입니다. 특히 고순도의 수소는 웨이퍼 세정, 박막 증착(CVD), 열처리, 확산 공정 등 다양한 공정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제품의 품질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반도체 제조는 원자 단위 수준의 미세한 작업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용되는 수소의 순도와 안정성은 전체 공정의 정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 산업에서 사용되는 수소와 달리, 반도체 산업에서는 대부분 99.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가 요구되며, 이 수준은 흔히 ‘6N 수소’라고 부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7N(99.99999%), 9N(99.9999999%)급의 초고순도 수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순도 수소는 단순히 ‘깨끗한’ 수준을 넘어서,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아야만 합니다. 수소에 포함된 수분, 산소, 일산화탄소, 메탄, 질소, 탄화수소류 등은 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 표면에 물리적, 화학적 오염을 유발하여 수율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제조 기업에서는 수소 가스에 대해 별도의 정제 장치와 필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이중 삼중으로 불순물 제거를 수행하며,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수소만이 실제 공정에 투입됩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수소는 단순한 보조 가스가 아닌, 제품 수명을 좌우할 수 있는 고품질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 고순도 수소 가스는 어떻게 생산되고 정제되나요?
고순도 수소는 일반적인 생산 방식과는 다른 정제 공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Steam Methane Reforming, SMR) 또는 물의 전기분해(Electrolysis)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진 1차 수소는 다양한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어, 반도체용으로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도체용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가적인 정제 공정이 필요하며, 이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압력변동 흡착), 막 분리 기술(Membrane Separation), 그리고 촉매 반응 방식입니다.
PSA 방식은 고압 상태에서 수소를 통과시키면서, 흡착탑 내부의 흡착제가 수소 외 불순물을 포집해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막 분리 기술은 특수 고분자 재질의 분리막을 통과할 수 있는 기체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특히 고순도 수소 생산에 적합합니다. 또한 촉매 반응 정제 방식에서는 불순물을 화학 반응을 통해 제거하여 수소만 남도록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수소는 가스 실린더 또는 배관을 통해 클린룸 내로 공급되며, 공급 단계에서도 온도, 압력, 유량 등 모든 조건이 정밀하게 관리되어야 합니다. 실린더 내 수소는 보통 고압(150~200 bar) 상태로 저장되며, 필요에 따라 감압기를 통해 공정에 맞는 압력으로 조정됩니다.
고순도 수소를 취급하는 장비와 배관 역시 특별하게 제작되어야 합니다. 일반 금속 배관은 수소의 투과나 부식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테인리스강, 불활성 재질, 불화수소 내성 재질 등 특수 소재가 사용되며, 내부 세정이 완료된 상태로 클린룸 반입이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반도체용 수소는 생산부터 정제, 운반, 공급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정이 매우 정밀하고 까다롭게 관리되어야 하는 고위험·고정밀 자원입니다.
3. 수소가 관여하는 공정 단계별 역할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수소는 여러 단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표적으로는 CVD(Chemical Vapor Deposition, 화학기상 증착) 공정에서 수소가 반응성 가스로 사용됩니다. 이 공정에서는 기체 상태의 원료가 열과 반응을 통해 고체 상태로 변환되어 웨이퍼에 얇은 막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때 수소는 촉매 역할 또는 반응성 가스 희석제로 투입됩니다. 수소의 유무에 따라 증착막의 두께, 균일도, 결정 구조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정 최적화를 위해 수소의 정확한 유량과 순도는 필수 요소로 간주됩니다.
또한 수소는 고온 열처리(annealing) 공정에서 산화막 제거 및 웨이퍼 표면 복원에 사용됩니다. 반도체 제조 초기에 형성된 산화막은 절연층 역할을 하지만, 이후 특정 공정에서는 이를 제거해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수소는 산소와 반응하여 물로 전환되며, 표면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한 수소는 플라즈마 처리를 통해 이온화된 상태로도 활용되며, 웨이퍼 표면의 오염물 제거 및 불순물 이온 제거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역할 때문에, 수소 가스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뿐만 아니라 GaN, SiC 같은 차세대 소재 기반 반도체 공정에서도 점차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수소는 특히 박막의 균일한 형성, 계면 품질 유지, 결정립 제어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신 반도체 공정에서는 수소의 공급을 AI 기반 공정 제어 시스템과 연동하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자동 조절하는 방식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3D 낸드플래시, 시스템 반도체, 첨단 센서 등 고난이도 공정일수록 수소에 대한 요구 조건은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습니다.
4. 고순도 수소 가스 공정의 미래와 전망
반도체 기술이 점점 더 미세화되고, 공정 정밀도가 극한 수준으로 향하면서 고순도 수소 가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3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이나, 고집적 메모리 구조, 전력반도체 등의 확산에 따라 수소의 순도 기준도 함께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수소 가스를 전문적으로 정제·공급하는 특수가스 제조 기업들의 기술 경쟁도 매우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SK머티리얼즈, 효성, OCI, 원익머트리얼즈 등이 해당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에서는 Air Liquide, Linde, Taiyo Nippon Sanso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고순도 가스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고순도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은 단순히 공정 품질뿐만 아니라, 공정 수율, 원가 절감, 장비 수명 연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파운드리, IDM(종합반도체기업), 패키징 기업 등 모든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수소 가스의 품질과 공급 체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기술 투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되면서,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그린 수소 기반 반도체 공정’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수소와 함께 사용하는 고순도 질소, 아르곤, 불소계 가스 등 복합 가스 시스템이 더욱 정교하게 설계될 것으로 보이며, 자동화된 가스 공급 플랫폼과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용 수소 가스 공정은 이제 단순한 ‘공급’이 아닌, 전체 반도체 생산 효율성과 환경 영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고차원적 기술 관리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