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생산 단가 비교 – 청정에너지 시대의 핵심 경제성 분석
최근 수소가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소 생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2030년을 목표로 수소 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소의 생산 단가에 대한 분석과 비교는 매우 중요한 정책적, 산업적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크게 그레이 수소(화석연료 기반), 블루 수소(CCUS 탄소저장 포함), 그린 수소(재생에너지 기반)로 구분되며, 각 방식은 원료, 설비, 에너지 효율성, 환경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결국, 어떤 방식이 경제적이며 지속 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가 비교가 핵심이 됩니다.
한국과 해외 주요국의 수소 단가를 비교해보면, 현재까지 가장 저렴한 방식은 그레이 수소입니다. 그러나 탄소 배출이 동반되기 때문에 기후 변화 대응 전략과는 맞지 않으며, 향후 탄소세가 본격화되면 경제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블루 수소는 탄소를 포집해 저장함으로써 환경 부담을 줄이지만, 포집 및 저장 기술(CCUS)의 고비용 구조로 인해 여전히 단가가 높은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린 수소는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이상적인 방식이지만, 재생에너지 가격, 수전해 효율성, 저장 및 운송 비용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가장 높은 단가 구조를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레이 수소 – 낮은 단가지만 환경성 한계 뚜렷
그레이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SMR: Steam Methane Reforming)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세계 수소 생산의 90% 이상이 이 방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단가가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천연가스 기반 그레이 수소 생산 단가는 약 1.5~2.0달러/kg 수준이며, 해외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더 저렴한 국가(예: 미국, 러시아 등)에서는 1.0달러/kg 이하로도 생산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환경성입니다. SMR 방식은 수소 1kg을 생산할 때 약 9~1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는 국가 입장에서 이러한 탄소 배출량은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재는 탄소 배출에 대한 비용이 부과되지 않거나 낮은 수준이라 저렴한 단가를 유지할 수 있지만, 향후 탄소세 또는 탄소국경조정세(CBAM)가 본격화되면 생산 단가는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그레이 수소는 단기적 대안으로는 적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블루 수소 – 탄소 저감 기술 도입으로 중간 수준의 경제성 확보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의 방식과 유사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저장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식(CCUS)을 추가한 모델입니다. 블루 수소의 단가는 2.0~3.5달러/kg 정도로 추정되며, CCUS 기술의 효율성, 저장 공간 확보 여부, 국가별 인프라 구축 수준에 따라 편차가 발생합니다. 특히, 한국처럼 탄소 저장 공간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저장 비용이 매우 높게 책정될 수 있어, 단가 상승 요인이 많습니다.
CCUS 기술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운영 및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상당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천연가스 기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환 비용이 적고,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기적 기술로는 매우 적절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탄소 저감 효과에 따른 보조금이나 인센티브가 적용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단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보다 환경성이 뛰어나고, 그린 수소보다는 비용 부담이 적은 균형형 수소 생산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린 수소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최종 목표, 그러나 높은 생산 단가가 과제
그린 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 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수소 생산 방식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단가입니다. 수전해 설비 구축비용, 재생에너지 단가, 전력 저장 및 공급의 불안정성, 수소 저장/운송 인프라의 부재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는 4.0~6.0달러/kg 수준으로, 여타 방식 대비 2배 이상 비쌉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아직 낮고, 태양광/풍력의 발전 단가가 해외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에 그린 수소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정부는 2030년까지 수전해 기술의 효율성 향상, 재생에너지 단가 절감, 대규모 수소 생산단지 조성을 통해 그린 수소 단가를 2.5달러/kg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칠레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매우 낮은 국가들이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과 수출을 준비하고 있어, 한국도 중장기적으로는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수입 수소를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래 단가 변화 전망과 국가별 전략 방향
수소 생산 단가는 단순히 현재의 기술 수준과 비용 구조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 공급망 최적화, 정책 지원에 따라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수전해 효율이 지금보다 2배 이상 개선된다면 그린 수소 단가는 급격히 하락할 수 있으며, 재생에너지 단가 또한 매년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2035년 이후에는 그린 수소가 가장 경제적인 방식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한국은 국내 수요를 자급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경제적으로 생산된 수소를 수입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용 수소와 수소 모빌리티용 수소의 수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최적의 수소 생산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단가가 낮은 그레이 수소는 철강, 정유 등 기존 산업용으로 한정하여 단기 활용하고, 블루 수소는 중장기 대안으로, 그린 수소는 수입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입니다. 이렇게 수소 생산 단가와 방식의 전략적 조합은 향후 한국 수소경제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