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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수소 수출 전략 변화, 석유에서 그린수소로 전환 중

 

서론: 석유 의존을 넘어서, 중동의 에너지 전략 대전환

중동 국가들이 수십 년간 의존해왔던 석유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탈탄소 시대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은 이제 ‘석유 수출국’이 아닌 ‘수소 수출국’으로서의 입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은 자국의 풍부한 일조량과 넓은 사막 지형을 활용하여,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 생산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미래 에너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넘어서, 자국 경제의 구조를 탈석유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국가 차원의 생존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2020년 이후 본격화되었으며, 2024년부터는 실증 단계를 넘어 상업적 수출을 위한 수소 공급망 인프라 구축에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도 중동의 수소 전략 변화는 매우 주목받는 사안이며, 한국, 일본, 유럽 등 수소 수입국들과의 공급 협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동국가들이 석유에서 수소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에너지 질서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중동 그린수소 수출국

수소 수출 전략의 핵심: 그린수소 중심의 탈탄소 비즈니스 모델

중동 국가들이 선택한 수소 수출 전략의 핵심은 바로 그린수소(Green Hydrogen)입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되는 수소로,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러한 특성을 주목하여,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린수소 프로젝트인 NEOM 시티의 Helios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해 하루 수백 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암모니아 형태로 변환해 전 세계로 수출할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마찬가지로 아부다비 국영 에너지 기업 ADNOC을 중심으로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으며, 일본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오만은 영국, 독일, 일본 기업과 협력하여 대규모 수소 수출 허브 구축을 진행 중인데, 이곳은 연간 수백만 톤의 수소를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동은 기존의 석유 생산 및 정제 인프라를 활용하고, 국제 해상 물류 거점이라는 장점을 살려 수소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실현하고 있습니다.

중동 국가들이 주목하는 수소 운송 방식은 대부분 암모니아 또는 액화수소 형태로의 변환입니다.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안정적으로 저장 및 운송이 가능하며, 기존의 석유 운반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수소 수출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이들 국가가 단순한 수소 원료 공급을 넘어, 수소 기반 합성연료나 수소 화학제품 산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 등 수입국과의 협력 강화

중동의 수소 수출 전략 변화는 한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에너지 수입국들의 국가 에너지 정책에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한국은 2030년까지 연간 500만 톤 이상의 수소를 도입해 수소차, 수소 발전, 산업용 수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중동에서 수입하는 형태로 공급망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2024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우디와의 전략적 수소 협력 MOU를 체결하며,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 현지 수소 인프라 투자에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가스공사(KOGAS), 현대차, 포스코, SK E&S 등 주요 민간 에너지 및 제조 기업들은 사우디, 오만, UAE와의 장기 공급계약 체결 및 합작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입 계약을 넘어 수소 전용 항만 인프라 구축, 저장 탱크 건설, 액화수소 터미널 조성 등 인프라 협력까지 포함한 포괄적 에너지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울산, 평택, 광양 등 국내 주요 항만도시들은 중동 수소 수입을 위한 수소 수입 항만 거점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중동과 한국의 협력은 향후 수소경제 구조 전환의 핵심 축이 될 전망입니다.

중동 수소의 가장 큰 수요처로는 일본과 유럽이 꼽히지만, 한국은 지리적, 기술적, 산업 수요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사우디 아람코(Aramco)와 같은 국영 석유 기업들도 한국 내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의 대량 공급이 개시될 예정입니다. 이로써 한국은 중동 수소 수출 전략의 중심지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론: 중동의 수소 수출 전략은 새로운 글로벌 에너지 질서를 만든다

중동 국가들의 수소 수출 전략 변화는 단순한 ‘에너지원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곧 국가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 산업 경쟁력 재편, 그리고 글로벌 에너지 질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석유와 가스 중심의 기존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같은 국가는 수소라는 미래 에너지 자원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수십 년간 새로운 수출 기반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중동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탈탄소 경제를 향한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특히 중동은 태양광, 풍력, 넓은 토지와 낮은 전력 생산 비용 등 수소 생산에 유리한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세계 수소 시장의 가격 결정권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석유 시절의 ‘OPEC 주도형 가격 체계’와는 다른 방식의 수소 공급망 중심 질서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앞으로 한국은 이러한 중동 수소 전략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며, 단순한 수입국을 넘어서 기술, 물류, 인프라, 안전 관리 등 전 주기적 협력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또한 중동에서 생산된 수소를 활용해 부가가치 높은 수소 기반 제품이나 수소 발전소 운영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중동은 이미 수소 수출국으로서의 체질 변화를 거의 완료해가고 있으며, 한국이 이 변화 속에서 전략적 동반자로서 자리를 잡는다면, 향후 수소경제의 핵심 축을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