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MRI 장비의 헬륨 vs 수소 사용 가능성 – 냉매 대체 기술의 미래

infopick777 2025. 6. 28. 21:50

 

 

헬륨은 왜 MRI 장비에 꼭 필요한가요?

의료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MRI(자기공명영상) 장비는 헬륨 없이는 작동이 불가능한 장비입니다. 대부분의 MRI 시스템에는 초전도 자석이 장착되어 있으며, 이 자석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극저온 상태(약 -269°C)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초저온 환경을 가능하게 해주는 냉매가 바로 액체 헬륨(Liquid Helium)입니다. 헬륨은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거의 없으며, 극저온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물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초전도체를 냉각하는 데 가장 적합한 물질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헬륨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헬륨은 지구 대기 중에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 지하 천연가스 매장지에서 부수적으로 채굴되기 때문에 생산량이 제한적입니다. 또한 생산 국가는 미국, 카타르,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고, 이들 국가에서 정치적·경제적 문제가 발생하면 전 세계 공급이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2022년 이후 MRI 장비용 헬륨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국내외 병원들에서도 MRI 장비 가동 중단이나 진단 예약 지연 사태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헬륨의 대체 냉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 중에서 수소가 가능성 있는 후보로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수소는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액화 시 온도가 헬륨보다 높은 약 -253°C로, 초전도 상태 유지에는 다소 불리하지만 특정 조건 하에서는 헬륨을 보완할 수 있는 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헬륨의 용도 MRI 장비

수소는 MRI 냉매로 대체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재 기준에서 수소는 헬륨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초전도 기술에서는 수소의 냉매 역할에 대한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으며, 헬륨의 공급망이 더욱 불안정해질 경우를 대비해 ‘부분 대체’ 또는 ‘보완 냉매’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소는 영하 253도에서 액화되기 때문에 냉매로 활용 가능한 극저온 영역에 속하지만, 초전도 자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온도보다 16도 이상 높은 점이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수소는 헬륨과 달리 화학적 반응성이 높고, 인화성과 폭발성이 매우 강한 가스입니다. MRI 장비는 병원 내 인체 근접 환경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수소의 폭발 가능성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치명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소를 냉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안전 설계, 누출 감지 시스템, 이중·삼중의 차폐 설비가 필수이며, 이 모든 요소들이 추가 비용과 기술적 난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와 연구기관에서는 ‘헬륨-수소 복합 냉매 시스템’, 또는 ‘극저온 냉각 사이클 내 수소 활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MRI 장비의 초전도 자석 구조를 일부 조정하거나, 상온 초전도체 기술이 진보하게 될 경우에는 수소의 활용 가능성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상용화된 사례는 없지만, 수소를 완전한 대체재가 아닌 헬륨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보완적 수단으로 연구하는 접근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헬륨 부족에 대응하는 현재 기술적 대안들

수소가 헬륨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의료기기 업계와 병원들은 헬륨의 사용량 자체를 줄이거나,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헬륨 리사이클러(Helium Recycler)입니다. 이 장비는 MRI 장비에서 증발하는 헬륨 기체를 회수하여 다시 액화시킨 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으로, 헬륨 소모량을 기존 대비 60~80%까지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연간 헬륨 사용 비용이 수천만 원 이상에 달하는 대형 병원에서는 이 장비 도입으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장비 가동도 가능해집니다.

또한 최근에는 헬륨 사용량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인 ‘Zero Boil-Off(무증발)’ 시스템이 탑재된 MRI 장비가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이 장비는 헬륨이 외부로 증발하지 않도록 밀폐 순환 구조로 설계되어, 헬륨 충전 주기를 수년 단위로 연장시킬 수 있으며, 수급 불안정에도 MRI 가동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지멘스, GE헬스케어, 필립스 등은 이미 헬륨 절감형 MRI 모델을 출시했으며, 국내 도입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밖에도 헬륨을 병원 단위로 비축할 수 있는 공동 저장소 구축, 헬륨 수입 다변화를 위한 국가 간 장기 계약, 의료용 헬륨에 대한 세제 지원 등 정책적 대응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헬륨을 전략 수입 품목으로 지정하고, 향후 수입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헬륨 비축 시스템 구축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수소가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헬륨 사용의 효율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소 기반 냉매 기술의 미래와 헬륨의 보완적 활용

비록 수소가 현재는 MRI 냉매로 쓰이기 어렵지만, 차세대 냉각 기술이 발전하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온 초전도체 연구가 진전되거나, 초전도 자석 없이 자기공명 촬영이 가능한 ‘무초전도 MRI 시스템’이 개발된다면, 헬륨이나 수소 모두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온 초전도체 기술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고, 수소의 냉각 능력과 안정성을 헬륨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술도 연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10년간은 헬륨 중심의 기술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를 냉매 대체재로 연구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입니다. 수소는 지구상에 풍부하고, 친환경 연료로서의 가치도 높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수소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의료 분야에서도 수소의 안전한 액화·냉각 기술, 감압 시스템, 화재 방지 기술 등이 발전하게 된다면, 헬륨과 수소의 병행 활용 또는 기술 융합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MRI 장비 연구에서는 수소 기반 열교환 시스템이 실험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하이브리드 냉매 구조’를 갖춘 MRI 장비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또한 수소와 헬륨은 물리적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 냉매 시스템(dual-coolant system)에 대한 연구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냉각은 헬륨으로 시작하고, 안정화 단계에서는 수소를 활용해 헬륨 소비를 최소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런 방식은 수소가 완전한 대체는 어렵더라도 헬륨 수요를 분산시키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MRI 장비의 냉매 문제는 단일 소재 중심의 접근보다, 복합적인 기술 융합과 공급망 전략의 조합이 필요합니다. 헬륨의 수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고 있으며, 수소는 미래 대체재 또는 보완재로 점진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의료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현재, 헬륨과 수소의 공존 전략은 의료기기 산업의 새로운 화두가 될 것입니다.